임장은 경매 물건을 직접 보러 가는 일입니다. 그런데 처음 가면 집 앞에서 사진 몇 장 찍고 돌아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뭘 봐야 하는지 몰라서입니다. 임장에서 확인해야 할 것은 "이 집이 마음에 드는가"가 아니라 "낙찰 후 돈이 얼마나 더 드는가"와 "팔 때 얼마에 팔리는가"입니다. 이 글에서는 리모델링 시공을 하면서 임장 다닐 때 실제로 쓰는 체크리스트 20가지를 순서대로 정리합니다. 휴대폰 메모에 옮겨두고 현장에서 하나씩 지우면서 쓰시면 됩니다.
가기 전에 준비하는 것
임장은 서류를 다 본 뒤에 갑니다. 매각물건명세서, 현황조사서, 감정평가서, 등기부등본을 읽고 나서 "서류와 현장이 다른 점"을 찾으러 가는 것입니다.
준비물은 휴대폰(사진·메모), 줄자, 손전등(공용부분과 지하가 어두운 경우), 사건번호와 주소를 적은 메모, 감정평가서의 내부 사진 출력본입니다.
단지 입구에서 보는 것 (1~5)
1. 진입로와 주차 - 차가 단지까지 편하게 들어오는지, 주차 공간이 세대수 대비 충분한지 봅니다. 저녁 시간에 가면 이중 주차 여부로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주차난이 심한 단지는 매도가 느립니다.
2. 외벽과 옥상 - 외벽에 균열, 누수 얼룩, 도색 벗겨짐이 있는지 봅니다. 외벽 도색이나 옥상 방수가 오래됐으면 장기수선충당금 지출이나 분담금이 가까운 신호입니다.
3. 승강기 - 타보고 소음, 흔들림, 고장 안내문 유무를 확인합니다. 교체 시기가 다가온 승강기는 단지 전체 비용으로 돌아옵니다.
4. 단지 분위기 - 쓰레기 분리수거장 상태, 게시판 공지(분담금, 공사, 민원), 놀이터와 조경 관리 상태를 봅니다. 관리가 잘 되는 단지인지 5분이면 보입니다.
5. 주변 환경 - 소음원(도로, 철도, 공장), 혐오시설, 학교와 상가까지 거리를 봅니다. 감정평가서에 안 나오는 것들입니다.
관리사무소에서 확인하는 것 (6~9)
6. 체납 관리비 - 해당 세대의 체납 관리비 내역과 금액을 물어봅니다. 공용부분 체납액은 낙찰자가 인수하므로 입찰가에서 뺍니다.
7. 예정 공사와 분담금 - 배관 교체, 승강기 교체, 외벽 공사 등 예정된 공사가 있는지, 충당금으로 충분한지, 세대 분담금 계획이 있는지 물어봅니다.
8. 단지 배관 자재와 교체 이력 - 준공 당시 급수관 재질(아연도강관인지)과 세대 배관 교체 공사 이력이 있는지 물어봅니다. 리모델링비에서 가장 큰 변수입니다.
9. 점유 상태 - 관리사무소는 그 집에 누가 사는지, 비어 있는지, 민원이 있었는지 대체로 압니다. 현황조사서와 다른 말이 나오면 중요한 정보입니다.
해당 동과 라인에서 보는 것 (10~14)
10. 복도와 계단 - 해당 층 복도 천장과 벽에 누수 얼룩이 있는지, 공용 전등이 들어오는지, 소방 설비가 관리되는지 봅니다.
11. 현관문과 우편함 - 우편물이 쌓여 있으면 빈집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현관문에 독촉장, 경고문이 붙어 있으면 점유자 상황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도어락 종류와 상태도 봅니다.
12. 전기·가스 계량기 - 계량기가 돌아가는지로 거주 여부를 봅니다. 가스 밸브가 잠겨 있고 전기가 멈춰 있으면 빈집입니다.
13. 아래층 천장 - 가능하면 아래층 세대 복도 쪽 천장이나 아래층 현관 앞 천장을 봅니다. 얼룩이 있으면 경매 물건 욕실이나 배관에서 누수가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리모델링비가 가장 크게 움직이는 항목입니다.
14. 창호 상태(외부에서) - 밖에서 해당 세대 창을 봅니다. 알루미늄 단창이면 샤시 교체가 들어가고, PVC 이중창이면 상태에 따라 유지 가능합니다. 샤시는 리모델링비의 20%에서 30%입니다.
점유자를 만났을 때 (15~16)
15. 접근 방식 - 초인종을 누를 때는 신분과 목적을 정중하게 밝힙니다. 안에서 응하지 않으면 그대로 돌아섭니다. 무리하게 들어가거나 압박하면 법적 문제가 됩니다.
16. 들을 수 있는 정보 - 만나주면 거주 기간, 전입 시기, 보증금 유무, 이사 계획을 자연스럽게 물어봅니다. 임차인이면 전입일자가 말소기준권리보다 빠른지가 핵심이라 이 정보 하나가 권리분석을 바꿉니다.
부동산에서 확인하는 것 (17~19)
17. 실거래가와 호가 - 단지 내 부동산 두세 곳에서 같은 평형의 최근 거래가, 지금 나와 있는 매물 호가, 거래가 얼마나 자주 되는지 물어봅니다.
18. 리모델링 매물과 미리모델링 매물의 가격 차이 - 이 차이가 공사비 상한선입니다. 차이가 2천만 원인데 공사비가 3천만 원이면 리모델링해서 파는 전략이 안 맞는 단지입니다.
19. 전세·월세 시세 - 매도가 안 될 때 임대로 돌릴 수 있는지, 전세가와 보증보험 가능 범위를 가늠합니다. 전세가율이 높은 단지는 출구가 하나 더 있는 셈입니다.
돌아와서 하는 것 (20)
20. 숫자로 바꾸기 - 임장 결과를 느낌이 아니라 항목별 금액으로 적습니다. 체납 관리비, 예정 분담금, 명도 이사비, 누수·방수비, 샤시 교체비, 배관 교체비, 예상 매도가를 각각 적고, 입찰가 계산식에 넣습니다. 이 표가 없으면 임장은 구경이 됩니다.
사진은 이렇게 찍는다
현장 사진은 나중에 리모델링 전후 비교 자료가 되고, 명도 때 파손 여부를 따지는 근거가 됩니다. 단지 입구, 동 전경, 해당 세대 창호, 복도 천장, 현관문, 계량기, 아래층 천장을 찍고, 날짜가 남도록 합니다. 점유자가 있는 집 내부는 허락 없이 찍지 않습니다.
정리
임장은 서류를 다 읽은 뒤, 서류와 현장이 다른 점을 찾으러 가는 일입니다. 단지 입구, 관리사무소, 해당 라인, 점유자, 부동산 순서로 20가지를 확인하고, 돌아와서 전부 금액으로 바꿔 입찰가 계산에 넣습니다. 특히 아래층 천장 누수 흔적, 창호 상태, 배관 재질, 체납 관리비, 리모델링 매물 가격 차이 다섯 가지는 입찰가를 직접 움직이는 항목이라 빠뜨리면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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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 대한민국 법원 법원경매정보 (courtauction.go.kr) - 매각물건명세서, 현황조사서, 감정평가서 열람
-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rt.molit.go.kr)
-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 K-apt (k-apt.go.kr) - 단지별 관리비, 장기수선계획
이 글은 경남·창원·부산·김해 지역에서 구축 아파트 리모델링 시공을 하면서 경매 물건을 직접 조사·입찰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확인 항목은 아파트 기준이며 빌라나 상가는 추가로 봐야 할 것이 있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특정 물건이나 투자에 대한 권유가 아닙니다. 점유자 접촉 시에는 관련 법령을 지키고 상대방의 의사를 존중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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